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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글
2018.09.01 02:40

[제10호] 여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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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편지



2001.jpg

홍혜란 ㅣ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어찌 지내시는지요?


가을을 기다리며 계절인사 드립니다. 저는 ‘잘 지낸다.’ 전하고 싶지만 사실은 연중 가장 큰 일을 지난 8월 22일 치러내느라 신경을 바짝 쓴 탓에 몸과 마음이 좀 지친 듯합니다.


“직업병이냐? 그렇게 아낀다고 이 폭염에 누가 뭐랄 것도 아닌데 에어컨 좀 빵빵하게 틀어!” 폭염 기록이 연일 경신되던 지난 7월 말 오후 “지나다 들렀다!”며 음료수를 사들고 와서는 그렇게 구박 아닌 구박을 했었죠. “직업이 병이기도 하고 자랑이기도 하죠!” 제가 농담으로 화제를 바꾸려고 했지만 우리는 결국 올 여름 더위가 ‘미쳤다!’는 얘기를 한참 하고야 말았습니다.


생각하면, 누가 여름을 미치게 만들었는지는 자명합니다. 다름 아닌 우리지요. 에너지를 욕심껏 쓰다가 지구의 기후체계를 흔들고 만 건 분명 우리입니다. 흔들린 기후가 평형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걸 알면서 다시 ‘더우니까, 전력소비 늘었으니까 발전소 더 짓자!’는 주장은 그래서 정말 ‘미친 소리’란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만 합니다. 자각이 생각으로, 생각이 생활의 철학으로 굳어져 에너지를 아끼는 행동에 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야 기후가 정상성을 회복할 역전의 시간이 허락될 것입니다.


에너지 전환의 길은 ‘우리가 얼마나 에너지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가?’로부터 시작됩니다. 국가에너지계획의 중심을 공급에서 수요조절로 바꾸는 데 우리는 성공했습니다. 계획을 현실의 성공으로 만들자면 에너지 수요조절에 국민의 참여가 확대돼야 합니다. 지난 8월 22일 우리는 열 다섯 번 째 에너지의 날 을 치렀습니다. 제게는 더 없이 좋은 친구지만 우리별 지구와 우리별의 기후에겐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분, 당신이 내년 에너지의 날에는 서울광장에 와주면 좋겠습니다. 당신에게도 참여의 기쁨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입력 : 2018-09-03
작성 : 홍혜란 / hrhong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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