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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속, 韓 태양광 위기의 정체

- ‘위기에 몰린 태양광발전, 대안은 무엇인가’ 정책토론회(5월 21일) 리뷰




이상복  |  이투뉴스 부장 · 기자



“태양광이 위기라고요? 왜?, 문재인 정부가 팍팍 밀고 있지 않나요?” 토론회를 알리는 에너지시민연대 보도자료가 배포되자 담당 기자들 사이에서 나온 반응입니다. 정부가 나서 에너지전환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고, 그래서 태양광발전은 가장 호시절을 보내고 있을 텐데, 어째서 ‘위기에 몰렸다’고 하느냐는 반문입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할 법도 합니다. 양적인 성장세를 보면 태양광은 어느 때보다 흥하고 있습니다. 정부 통계를 한번 볼까요. 2030년까지 발전량 비중의 20%를 재생에너지로 확충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2017년 12월 말) 발표 이후 작년 말까지 1년간 설치된 신재생 설비는 상업용만 9,431개소 2095MW입니다. 또 올해 1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6,415개소, 1385MW가 추가 설치됐습니다. 이중 태양광은 6406건, 1,115MW로 단연 절대적입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2000MW를 훌쩍 넘길 기세입니다. ‘3020계획 원년’이라는 지난해에도 2027MW가 새로 준공됐습니다. 전통에너지 틈바구니로 매년 대형 원전 2기 규모의 태양광이 진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잠깐 반짝 달아오른 걸까요? 한전에 요청해 통계를 확인해 보니, 당분간 이런 열기는 지속될 공산이 큽니다. 변전소나 배전선로 용량 부족으로 계통(전력망) 접속대기 중인 물량이 2만6,700건, 6250MW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한전은 약 4400MW의 적체물량을 1년 이내 해소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정황에 비춰보면 올해는 작년보다, 내년은 올해보다 신규 설치량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럴진대 ‘태양광이 위기에 몰렸다’고 했으니, 혹자들은 어리둥절했을 겁니다. 과연 이날 토론회 발제자와 패널들은 무엇을 ‘태양광 위기’의 근거로 제시하고, 어떤 대안을 논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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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호 에너지전환정책연구소장



포문을 연 건 이성호 에너지전환정책연구소장의 ‘신재생에너지 3020계획, 달성 가능한가’라는 발제입니다. 이 발제에서 이 소장은 기후변화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세계 각국이 과감한 에너지전환 정책목표를 수립·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가 확정한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 즉 2030년 20%(8차 전력수급계획)와 2040년 30~35%(3차 에너지기본계획)는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주지했습니다. 또 일각의 네거티브 공세와 달리 국토의 3% 활용만으로 2050년 발전량의 약 50%를 태양광(300GW)으로 충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정치·정책적 여건은 녹록지 않다는 게 이 소장의 진단입니다. 여전히 재생에너지는 보조에너지 취급을 받고 있고, 에너지가격 정상화 의지는 미흡하며, 각종 법제는 재생에너지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후위기 비상대응을 위해 갈 길은 먼데, 시간은 촉박하고 정부 의지조차 부족하다는 한탄입니다. 주로 ‘속도와 양(量)’ 측면의 위기를 다룬 발제입니다. 이에 대해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기후감축 대응 목표와 재생에너지 목표가 OECD 대비 불충분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계통여건 역시 미흡하다고 동조했습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참여 주체의 편중과 그로 인한 수용성 저하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습니다. 3020계획상 대규모 프로젝트사업(28.8GW)에 대한 일반 국민 참여방안이 부재하며, 단적인 예로 지난 5월 공고된 새만금 육상태양광 공모 사업자자격 요건(10년 이내 1000억원 이상 PF 사업 참여 및 주간실적 업체로 제한)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에서 나타나는 주민수용성 문제는 개발이익이 지역공동체와 분리된 데 따른 것이며, 향후 계획입지(재생에너지지구)는 국토계획법보다 시·군계획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토론회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대통령비서실 농해수비서관으로 선임된 박영범 전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이사장도 토론문을 통해 태양광사업 주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박 전 이사장은 에너지전환을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의 문명전환, 부와 경제권력의 이동으로 정의하면서 “그래서 에너지전환 정책의 원칙이 중요하다”고 설파했습니다. 에너지전환의 주인공은 농민·농촌주민·지방정부가 되어야 하며, 식량과 에너지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농민과 지역주민이 협동조합을 세워 공동으로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는 질서 있는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논지입니다. 부지확보난과 피폐한 농촌·지역경제를 감안하면 귀담아들을 제안입니다. 현재의 재생에너지(태양광)의 위기는 시민소통 부족, 또는 미숙에서 불거졌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유영민 생명의 숲 사무처장은 아직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호감도가 낮고 환경 훼손 문제를 상쇄할 보완정책과 제도는 미비하다며 “정당성만으로 밀어붙인다면 더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선진국이 개발과정의 부정적 효과를 어떻게 상쇄하고자 했는지 살펴보고, 우리 사회 갈등구조에 대한 해석과 진단, 이해당사자 공감을 이끌어낼 소통전략이 요구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위기는 건강한 소통이 열쇠라는 고언(苦言)입니다. 생태계 보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사이에 불거지는 여러 쟁점을 다루며 합리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태양광 산지 일시사용허가, 임야 태양광 가중치 하향 조정, 농지전용 부담금 감면 및 농업진흥구역내 태양광 설치 허용 등 일련의 시책을 둘러싼 찬·반 논쟁과 명암을 거론하면서 “연내 녹색연합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국내외 현황과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입지 갈등사례를 분석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생태가치 보전과 생태 및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의 시급성을 모두 이해하는 시민단체가 차제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 사뭇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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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분권 실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탈석탄과 에너지전환을 도모하고 있는 충남 당진시는 지자체를 대표해 토론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지환 당진시 에너지경제과장은 ‘에너지전환정책’ 자체를 위기로 규정하며 “중앙정부 입장이 정확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에너지원 전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가짜뉴스를 대동한 언론과 반재생에너지 세력 눈치를 보느라 동력을 잃고 있다. 무엇보다 컨트롤타워를 찾아보기 어렵다. 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지역이 직면한 문제를 해소해주거나 에너지전환에 참여하려는 국민을 위한 중앙정부차원의 역할이 전무했다는 쓴소리도 나왔습니다. 특히 산업부는 다양한 산업계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 탓에 대통령직속으로 국가에너지전환위원회를 설치,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꾸준히 진행사항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각종 재생에너지 법제를 개선하고 지방정부와 시민이 주축이 되도록 재생에너지 지역할당제를 추진, 규제완화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중앙정부나 청와대가 필히 복기해 조속 추진해 봄 직합니다. 언제나 답은 현장입니다. 필자는 앞서 전문가 패널진의 다양한 진단에 공감을 표하면서 “무엇보다 최대다수 국민이 태양광 이해관계자가 되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주체 측면에서 공기업과 대기업, 대자본 위주 사업을 일반 국민,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것이 연간 60조원 규모 전력시장의 민주화 단초이자 과거 중앙집중식·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공급체계가 야기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에너지전환 주체의 문제는 전환정책 성패를 가르는 핵심 사안이며, 최대 다수 국민이 참여자이자 수혜자가 돼야 정치적으로도 지속가능합니다. 갈 길이 멀고 시간이 촉박하지만 이런 본질이 간과되거나 경시될 경우 우리가 원하는 목적지에 제때, 건전한 모습으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게 제 소견입니다. 이 분야를 줄곧 다뤄온 전문기자로서 유독 ‘느낌표(!)’가 많았던, 그래서 사유가 깊어지는 토론회였습니다.




입력 : 2019-07-01
작성 : 이상복 /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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