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란 |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
에너지시민연대는 에너지 절약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운동을 벌여 에너지 전환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과 기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별을 켜는 사람들’로 부릅니다. 별을 켜려면 불을 꺼야 합니다. 불을 끄려면 플러그를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입니다.
언플러그드는 전력소비문명에 대한 저항 이상의 행위입니다. 그것은 중단이 아니라 뛰어넘는 것, 초월을 뜻합니다. 초월한다는 것은 자유로워진다는 것입니다. 탄소를 태워 만드는 전력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우리는 더 큰 우리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키우는 첫걸음은 우리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한 뜻을 세우고 같은 길을 가는 이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힘을 얻는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그 이름은 우리가 우리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플러그를 뽑는 사람들>의 창립을 그 사람들의 하나로서 축하합니다.
소통(疏通)의 소(疏)는 ‘흐름’이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무엇에 관한 흐름입니까. 세계와 사회가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는 생각과 말의 흐름입니다. 사람마다 생각과 그 생각을 닮은 말은 다르고 같거나 ‘흐름’의 방향성이 같은 사람들의 집단도 다양합니다. 그렇게 다르고 다양한 ‘흐름’이 서로 섞이게 만드는 것이 소통의 통(通)입니다. 서로 생각과 말이 통하게 하는 것 그것이 소통입니다.
나의 ‘소’를 당신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당신의 ‘소’를 제게 보여주세요.
우리들의 ‘소’가 더 큰 우리 안에서 소용돌이치면서 서로 섞여 이전과는 다른 하나의 ‘소’가 될 때 우리는 서로 소통한 것일 겁니다. 플러그를 뽑아 당신과 소통하겠습니다. 내가 뽑은 플러그의 이름은 권위와 독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뽑은 플러그의 이름이 배척과 우월의식라면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갈 더 좋은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소’가 별빛처럼 흐르기를 소망합니다.
입력 : 2016-06-01
작성 : 홍혜란 / hrhong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