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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세이브 에너지, 세이브 머니] 에어컨 틀고 긴소매 입는 한국… 1인당 에너지 일(日)보다 30% 더 쓴다

전기·기름 펑펑쓰는 나라 60%가 '나홀로 승용차'
적정 냉방기준 26~28도 대형건물 41%가 어겨
콘센트 안빼 날리는 전기 1년에 한달은 쓸 분량

경기 용인에 사는 회사원 김모(36)씨는 2000㏄급 SUV차량을 타고 매일 서울 광화문 부근 회사까지 출퇴근한다. 하루 운행거리는 90㎞ 정도. 한 달 기름 값만 70만원이 든다. 월급 350만원을 받는 그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지만 가까운 곳도 꼭 차량을 이용한다.

비슷한 수준의 일본 샐러리맨들이 보통 800㏄급 경차를 타고 하루 평균 25㎞ 정도 운행하는 것과 비교된다. 경차 연비가 좋고 운행거리도 짧아 이들의 한 달 평균 휘발유 값은 8만원대다. 일본 샐러리맨에 비해 김씨가 9배나 많은 자동차용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경차(輕車) 안 타는 한국

수송 부문에서 우리나라 1인당 에너지 소비는 매년 2.2%씩 늘고 있다. 감소세를 보이는 일본(-0.7%) 독일(-1%)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중·대형차 위주 자동차 구매 성향 때문. 일본과 이탈리아는 소형차 판매 비율(2006년)이 63~64%인데 반해 우리는 27%에 불과하다. 경차 비율은 일본이 32.5%이지만 우리는 5.5%에 그친다.

자동차 하루 평균 주행거리도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8년 기준으로 일본은 25.2㎞, 자동차 왕국인 미국도 54.8㎞지만, 우리는 57.3㎞에 달한다. 전체 운행 차량 중 60%가 '나 홀로' 승용차인 것도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박광수 박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점에서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한국이 연간 4.48t(원유 환산 기준)으로 3.27t이었던 일본에 비해 30% 이상 높다"고 했다.

◆비닐하우스 난방에 전기 '펑펑'

경남 지역의 A화훼농장은 작년 11월부터 비닐하우스의 난방을 경유보일러에서 전기 온풍기로 교체했다. 유가 급등으로 연간 경유구입비는 1000만원으로 오른 반면 농사용 전기는 발전 원가(1800만원)의 40%인 750만원에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 주변 농장들도 난방시설을 전부 비싼 전기설비로 교체하고 있다. A농장은 이를 통해 연간 250만원의 비용을 줄였다. 그러나 발전 원가와 공급가격의 차이인 1050만원은 국가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인천의 B주물공장은 최근 경유·석탄으로 움직였던 생산시설을 비싼 전기용으로 바꿨고, C식료품 회사도 작년 말 건조기기를 경유용에서 전기용으로 교체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기업·농민 지원 명목으로 싼값에 공급하다 보니 전기가 난방 등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다"며 "추가 비용이 연간 90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야간골프에 매일 2800만원 조명비

수도권의 D골프장은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 야간조명을 켠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일 40만원 정도의 전기료가 들지만, 개의치 않는다. 에너지관리공단 안진한 팀장은 "전국 192개 골프장 중 15%, 골프연습장 중 70%가 야간조명을 켜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간영업으로 인해 매일 소비되는 전기 비용은 28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여름철 적정 냉방온도를 섭씨 26~28도로 정해 놓았지만, 이를 지키는 곳은 많지 않다. 에어컨 사용을 줄여 실내 온도를 2도만 내리면 연간 2400억원의 돈을 아낄 수 있는데도 대형 건물 등 다중이용시설의 41%가 이를 어기고 있다. 또 가정에서 쓰지 않는 전기제품의 콘센트를 꽂아놓는 바람에 낭비되는 대기전력은 1가구당 연간 306㎾h로 일반 가정의 한 달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정용헌 박사는 "우리나라는 석유 수입 9위, 에너지 소비량 세계 11위의 에너지 과소비국이지만, 큰 차와 큰 집, 과다 냉·난방 등 에너지 소비 불감증에 빠져 있다"며 "에너지 소비절감은 신·재생에너지 개발보다 훨씬 효과가 큰 '제5의 에너지'"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09/6/27 배성규 기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6/27/20090627000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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