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위기의식이 우리 국민의 실 생활에 나타나고 있을까? 아니다. 우리 국민의 실생활 행태는 위기대처와는 반대로 너무도 안이하고 무관심해 보인다. 일상생활, 경제활동, 산업생산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으로 에너지사용 양을 줄이고 또한 필요한 최소한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환경재앙에 대처하려 노력하는 그런 지각있는 국민의식수준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도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 처럼 행동한다.
공산권 붕괴의 도미노가 휩쓴지 얼마 되지않았던 1990년, 그러니까 18년 전이었다. 우리가족이 독일의 한 시골 호텔에 머물었을 때였다. 그 호텔은 다른나라 여느 호텔과 달리 목용탕에 묵는 사람 수 만큼만 타월 세트를 준비해 두는 것이 아니라 가외로 장 안에 여러가지 타월을 마음대로 쓰도록 쌓아놓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수건장의 문에 독어 영어 불어로 “환경보호와 자원절약을 위해 물과 수건을 아껴씁시다”고 적어 놓았다.
사용되는 물 그 자체가 자원일뿐더러 샤워를 하던 탕 목욕을 하던 물을 수원지에서 끌어다 정수하고 다시 호텔로 끌어다 덮혀서 객실로 보내는데 계속 에너지를 사용한다. 수건을 세탁해서 말리는데도 당연히 물과 에너지가 소요되며 그보다도 세탁에 사용되는 세제는 공해를 유발하기 때문이 이를 정화해서 방류하는데도 에너지가 소요된다. 이런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생활한다면 양식있는 사람들은 물 한 방울 수건 한 장 선뜻 쓰기가 겁난다.
그때 그 호텔 ‘메이드’에게 손님들이 하루를 묵으면 수건 몇 장을 쓰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의 대답은 대부분의 손님들이 저녁에 한장을 쓰면 이를 널어 두었다가 아침에 다시 쓰기 때문에 손님 하나가 하루에 한장을 쓴다는 얘기다.
그 이후로 그 호텔 수건장의 당부 문구를 잊은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 현실을 보자. 목욕탕 예를 들겠다. 샤워장에서는 물을 틀어 놓은 채 양치질을 하거나 수건에 비누칠을 해서 몸을 문지른다. 그동안 허공으로 쏟아지는 물이 얼마인가. 목용탕 밖으로 나오면 수건 한 장 집어들어 머리와 상체의 물을 닦는다. 다시 한 장 집어들고 하체를 닦는다. 그리고 나서 새로 한 장을 집어 어깨에 걸치고 거울 앞으로 간다. 이것이 우리 현실이다.
정부는 1999년부터 3년 단위로 ‘기후변화종합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있다지만 국민 실생활에 나타나는 변화는 전혀 없다. 법제화하여 강력 시행할 수 있는 조치들이 방치된 채이다. 전철이나 사무실, 아파트의 냉난방은 겨울에는 셔츠바람, 여름에는 덛옷을 입어야 할 정도다. 우리주변 도처에 공회전 차량들이다. 길가나 골목에 세워놓은 차의 운전자들은 기다리는 사람이 올 때까지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를 틀어 놓은채로 몇 십분이든 기다린다. 요정골목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기사들은 몇 시간이라도 그런다.
4계절이 다 그렇지만 특히 겨울에는 가히 장관이다. 전국의 모든 주택가나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는 거의 모든차량이 매일 매번 출발전에 엔진을 정상수준까지 가열하기 위해 몇 분이고 공회전을 한다. 엄청난 배출량이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엔진을 가열 한 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옛날 ‘캬브레이터’ 시절의 상식이 연료를 폭발하기 좋게 덮혀서 넣어주는 오늘의 ‘electric fuel injection’ 시대에도 남아 있는 것이다.
‘교토의정세’에서는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총량규제하면서 그 양을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가 이상의 예처럼 지각없이 낭비되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만 막아도 그 줄어진 엄청난 양을 산업용으로 돌리거나 국제시장에 탄소배출권을 내다 팔 수도 있다. 관련 시민단체와 당국의 조치를 촉구한다. 박종세, 경기도 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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