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데이터조작 논란..기후회의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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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상승 단순현상" VS "약속지켜도 3.5℃ 상승"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최근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기온 상승이 온실가스 방출 등 인간의 잘못된 행동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단순 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확산되면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방지 노력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커져 사상 최대 기후변화회의인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에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기후변화 데이터 조작"

7일 AP.AFP통신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각종 연구물에서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등 의혹이 제기된 이후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2주전 영국의 주요 기후변화 연구소인 이스트 앵글리아대 기후연구센터 서버 해킹에서부터 시작됐다.

학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대응이 급박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각종 연구 과정에서 데이터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될만하다. 기후변화 연구 중 특정 논리만 증폭시켜 현실을 호도했을 수 있다는 것.

또 지구 온난화가 시급한 과제가 아니라는 학자들의 논문을 주요 학술지에 공개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흔적도 나타났다.

즉 지구 온도 상승이 인간의 잘못된 행동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논리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도 의미를 잃게 된다.

실제로 영국에서 이달 2일부터 1천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52%가 기온 상승의 주범이 인간은 아니다는 답변에 동의했다.

이 같은 주장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 미온적인 국가들의 대응논리로 벌써 활용되기 시작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유엔 측이 직접 해명에 나서고 있다.

이보 데 보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이메일 해킹 사건이 기후변화 연구에 대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고 시인했다.

그는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신뢰할만하다고 해명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위원장은 이번 이메일 해킹 사건이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조직적인 시도라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 "각국 약속 다 지켜도 기온 3.5℃

그러나 기온 상승이 인간에 의해 촉발된 것이며 이미 인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학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IPCC가 2007년 발간한 '4차 평가보고서'는 이번 세기말인 2100년까지 지구의 기온이 1.8~4.0℃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시나리오대로라면 2020년께 아시아에선 1억2천만~12억명이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아시아 남부의 곡물 생산량은 2050년에는 30%까지 급감한다.

양쯔강과 갠지스 강 등 유역에선 하천 범람이 잦아져 콜레라와 말라리아가 창궐할 것이며 히말라야의 빙하는 약 4km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리카는 2080년이 되면 수억명의 인구가 식량과 식수 부족 현상을 겪게 된다.

기후변화가 경작 가능 지역 감소로 이어져 일부 국가에선 곡물 생산량이 반 토막 나게 된다.

전 세계에서 영양실조 인구 중 사하라 이남 지역 주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서 최대 50%까지 올라간다.

2100년이 되면 북극해의 해빙(海氷)도 22~33% 줄어든다.

이같이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주류 진영 과학자들의 평가다.

IPCC는 2100년쯤에는 해수면이 18~59cm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1991년 이후로 배 가까이 빨라졌다는 근거를 대고 있다.

고산지대에 존재하는 만년설과 빙하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최근 40여년간 규모가 20%나 줄어든 빙하도 있다.

히말라야의 빙하 구간도 매년 70m씩 높아지고 있다.

2000년 이후 그린란드의 빙하도 1조5천억t이 사라졌으며, 온난화 여파로 철새와 어류의 겨울철 서식처도 북상 중이다.

독일의 포츠담 기후변화 연구소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이 실현되더라도 지구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3.5℃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6일 제시했다.

통산 2℃라는 문턱을 넘으면 인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산화탄소 방출과 같은 인간의 행동이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30~50% 과소평가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영국에서 발표돼 기후변화회의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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