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 시스템 온실가스 감축효과 없다”
‘기후변화의 대부’ 한센박사, 기후협약 무용론 제기
  •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저명한 기후변화 과학자가 어떠한 협상도 실패해야 한다는 무용론을 강력히 제기해 주목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제임스 한센 박사(68·사진)는 2일 영국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주 열리는 코페하겐 기후변화 총회가 와해된 채 끝나는 게 지구와 미래세대에 더 좋다”고 밝혔다. 한센 박사는 1980년대 초반 지구가 향후 수십년 동안 더워질 것이라며 지구온난화를 처음 경고했던 인물로 ‘기후변화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어떠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재앙론의 주범으로는 유럽연합(EU)과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효율적 방법으로 여기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 체계가 꼽힌다.

    한센 박사는 이날 타임스 인터뷰에서도 “탄소총량제한·배출권거래(cap and trade) 시스템을 통해 배출량을 제한하는 방식은 반생산적이기 때문에 유엔총회를 보이콧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정부가 전체 배출량 상한선을 설정하고 오염자들이 배출권을 거래하는 것이어서 이산화탄소 감축에 효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그들은 그곳에서 탐욕을 사고팔려고 한다”며 “기본적으로 선진국들은 탐욕을 사들인 뒤 소액을 개발도상국가에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도 일본이 목표치를 지키지 않은 점을 상기시면서 최근 각국이 발표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공수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화석연료가 가장 싸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각국이 문제의 핵심과 명백한 해결책을 회피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일한 대안은 총량·배출권거래가 아니라 탄소세를 물려야 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한센 박사는 “기업과 시민들은 탄소 배출에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휘발유 1갤런당 1달러씩 탄소세를 부과한 뒤 차츰 높여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 기사입력 2009.12.03 (목) 21:49, 최종수정 2009.12.04 (금)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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