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가 춥다고? 아주 따뜻한 올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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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가 춥다고? 아주 따뜻한 올겨울>

111년래 최고기온..지구온난화 영향..곰 겨울잠 못자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매서운 바람과 많은 눈으로 유명한 모스크바의 겨울이 따뜻해졌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으로 눈 대신 비가 자주 내리고 곰이 겨울잠을 자지 못하는 등 이례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일 모스크바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4시 기온이 영상 8.5도로 기상 관측 1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이상 고온은 겨울 문턱인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12월 초 예년 평균기온이 영하 4도, 가장 추울 때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온실'이나 다름없다. 지난해에도 12월 평균 기온이 영상 9.4도를 보이면서 역대 기상 관측 기록을 갈아 치웠는데 올해엔 이보다 더 따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 학자들은 그 원인을 지구 온난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11월 이후 눈 대신 비가 이틀에 한 번 꼴로 자주 내리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고 있다. 러시아 기상청 드미트리 키크테프 부청장은 "지구 온난화로 맑은 날씨를 보기가 어려워졌다"며 "본격적인 추위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시작하고 눈은 연말에 많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런 이상 기온 현상이 동식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모스크바 동물원의 곰들이 겨울잠을 못 이뤄 불면증을 호소하는가 하면 모스크바 근교 숲 속에서 한겨울에도 각종 버섯이 자라나는 것.

모스크바 동물원 엘레나 멘도스 대변인은 "곰들이 겨울잠을 안정적으로 취하려면 지속적으로 기온이 낮아야 하고 무엇보다 눈이 많이 쌓여야 한다"면서 "만약 자연환경에서 그들이 잠을 자지 못했다면 잠도 못 자고 굶주릴 텐데 동물원에 있는 곰들은 그나마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러시아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담당인 알렉세이 코코린은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날씨가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많은 동식물이 죽을 수 있다"면서 "이상 기온이 길어질수록 이런 비극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해마다 겨울이면 하루가 멀다하고 현지 언론에 오르던 노숙자 사망 소식이 올해는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hyunho@yna.co.kr

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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