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줄이려면 풍력발전소 보단 친환경차!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풍력발전소를 짓는 게 유리할까, 아니면 그 비용만큼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보급하는 게 더 경제적일까.

또 탄소배출을 막을 수 있는 기술혁신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야할까, 아니면 그 돈으로 연료 효율적인 조명을 설치하고 빌딩을 짓는 게 더 나을까.

두 사례 모두 정답은 후자다.

코펜하겐 기후회의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후변화의 최대 관심사인 탄소 배출을 가장 경제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친환경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컨설팅업체 메킨지의 분석보고서를 인용, 여러가지 탄소 배출 감축 방안 가운데 친환경차, LED조명, 인공지능빌딩 등 연료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대안들이 재생에너지나 신기술 투자에 비해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보도했다.

메킨지 보고서는 같은 비용으로 투자를 할 때, 국가별, 항목별로 2030년이 되면 이산화탄소(Co2) 1t을 줄이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냐를 분석했다.

탄소배출 2위국인 미국의 경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선택은 신기술의 일종인 이산화탄소 회수장치(Co2 capture and storage)로, 이산화탄소 1t당 39유로가 든다.

같은 돈을 들여 풍력발전소를 지으면 비용은 30유로 안팎으로 줄어들고 태양열은 25달러선이 된다.

반면 그 돈을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에 쓴다면 오히려 79유로를 벌 수 있다.

초기 투자비용은 높지만 휘발유 사용이 크게 줄어, 결과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기존 조명보다 에너지 소모량을 40%나 줄일 수 있는 LED조명을 설치하거나 인공지능을 갖춘 연료효율적인 빌딩을 세워도 각각 50유로와 44유로를 벌게 된다.

보고서는 “미국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본전을 뽑고 싶다면(bang for the buck) 탄소배출권 구입에만 연연하지 말고 기존에 나와있는 각종 연료효율적인 방법들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석 내용은 ‘녹색성장’을 강조하며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하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물론 나라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사례를 세계 각 국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

일례로 중국, 인도 등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개도국들은 초기비용 부담이 높은 친환경차나 빌딩보다는 재생에너지 투자가 더 경제적일 수 있다.

보고서는 “선진국 자본으로 개도국에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뤄진다면(선진국은 그 대가로 개도국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받는다)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 드 보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사무총장은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탄소 배출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