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혁명이 시작됐다. 조만간 기업들의 경제활동 방식이 변하고 산업구조의 틀이 바뀌며 전 국민의 생활양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에서다. 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공동위원장 정운찬 총리·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원지다.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27%, 또는 30% 수준의 감축 목표치가 발표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실감이 덜하다. 문제는 당장 2010년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경제주체들이 해야 할 ‘액션 플랜’이 이날 구체적으로 제시됐다는 사실이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감축목표치 설정과 함께 경제주체들이 실천해야 할 사항들이 나왔기 때문에 뭐가 달라지는지 모든 측면에서 확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위 관계자는 “법적 의무도 새로 생기고 스스로 동참할 경우 생활비도 줄이는 등 생활양식이 달라지며, 기업들은 마음의 준비뿐 아니라 실제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지 않으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녹색성장이 빈말이 아니라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는 의미다. 2010년부터 시행되는 신도시 검단·동탄2지구에는 ‘녹색도시’라는 개념이 들어간다. 2012년 건물을 매매, 임대할 경우 에너지소비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업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한다. 전기공학과, 이런 게 아니라 ‘배터리학과’, ‘태양광학과’, ‘그린카학과’, ‘폐기물에너지학과’ 등을 가야 할지, 직업으로는 탄소배출권 감별사를 할지, 바이오에너지연구원을 할지, 녹색프로젝트파이낸서 등을 할지 등에 대해서다.
박 수석은 그러나 “어차피 국제 사회에서 저탄소상품이 아니면 팔리지 않게 된다. 기업에는 위기이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대 기회이기 때문에 정부가 서둘러 기준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회있을 때마다 “세계적 경제위기 극복 이후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과 성장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활양식까지 모두 저탄소형으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의지를 강조해왔다. 감축목표치 의무가 없는 개발도상국 가운데 발표하는 것도 이 대통령이 ‘얼리 무버(early mover)’를 강조해온 것처럼 선제적 대응을 통해 모범사례를 만들고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예정된 국제기후변화협약회의를 앞두고 온실감축 선도국가로서 국제사회를 리드한다는 구상이다.
김상협·방승배기자 jupiter@munhwa.com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110501070323029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