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팔팔하게 살릴 88개 아이템] [1] LED·압력솥·선풍기… 에너지 덜 먹는 '착한 상품'

에너지 절약 부문 5개
환경재단 주도로 55개선정 나머지 아이템 33개는 시민 공모받아 뽑기로  

자전거, 빨랫줄, 타이국수, 무당벌레, 콘돔, 공공도서관, 선풍기….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의 환경전문가 존 라이언(John Ryan)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지구를 살리는 7대 불가사의(원제는 Seven Wonders: Everyday Things for a Healthier Planet)'에서 "지구를 환경적으로 건강하게 지켜준다는 사실이 공통점"이라고 했다.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자전거), 같은 책을 여러 사람이 돌려볼 수 있어 숲을 살릴 수 있으며(공공도서관), 성병과 인구폭발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콘돔)는 것이었다.

그러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하려면?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시민단체 대표와 교수, 경영 컨설턴트 등 11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지구를 살리는 88개 아이템'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은 조선일보·환경재단 공동 주최로 3일 개막되는 '미국 자연사박물관 기후변화 체험전'을 앞두고 환경재단 주도로 시작돼 현재 55개 아이템(13개 부문)에 대한 선정 작업이 끝난 상태다. 가짓수를 88개로 정한 것은 "지구를 '팔팔(88)하게' 살리자는 뜻에서"라고 환경재단 측은 설명했다.

나머지 33개는 기후변화 체험전 전시 기간에 일반 시민들 공모를 받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위원인 이화여대 정순희 교수(소비자학과)는 "일상생활 속에서 국민들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지혜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소비자적 관점에서 유·무형의 아이템을 망라해서 선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차 선정된 55개 아이템엔 자전거와 죽부인, 태양광전지나 풍력발전기 같은 제품은 물론 아이에게 모유(母乳) 먹이기, 로컬 푸드(local food·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 운동, 제철음식 먹기 같은 습관이나 생활방식도 포함돼 있다. 선정 기준으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을 것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할 것 ▲쓰레기를 적게 남길 것 등 3가지가 적용됐다. 이들 '팔팔한' 아이템들이 어떻게 기후변화를 막고 지구를 지킬 수 있는지 부문별로 나눠 차례로 지면에 소개한다. 첫 회는 '에너지 절약' 부문의 5개 아이템.


 지구를 살리는 88개 아이템: 에너지 절약 부문

①LED(Light Emitting Diode·발광다이오드) 조명= 사람들에게 '빛의 혁명'을 선사한 에디슨의 백열등(白熱燈)은 1879년 발명 이래 130여년 만에 세계에서 완전히 추방될 처지에 몰렸다. 수은등과 나트륨등, 형광등 역시 같은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제품보다 전력 소모가 훨씬 적고 수은(Hg) 같은 맹독성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LED의 등장 때문이다.

백열전구는 전력 사용량의 5%, 형광등은 40% 정도가 빛으로 전환되지만, LED는 최대 90%까지 가능해 전기를 만들 때 드는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대폭 줄여 기후변화를 방지할 수 있다. 정순희 교수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4분의 1은 불을 켜는 데 쓰이고 있다. 집안 백열등을 LED로 바꾸기만 해도 전기 소모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②압력솥= 일반 솥보다 조리 시간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조리 과정에서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약에다 밥맛도 좋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전 가정에서 압력솥을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34만8000t 줄일 수 있다. 30년생 소나무 8만3000여 그루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생긴다(30년생 소나무 한 그루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4.2t).

③대기전력 차단 멀티 탭=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아 두기만 해도 전기를 소모한다.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대기 전력(standby power)'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대기 전력은 모르는 사이에 전기를 야금야금 잡아먹는다고 '전기 흡혈귀'로도 불린다.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뽑으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줄일 수 있지만, 그게 귀찮다면 대기 전력을 차단하는 '멀티 탭'을 설치하자. 대기 전력은 일반 가정에서 쓰는 전력 사용량의 10%에 이른다. 국내 100만 가구가 대기 전력 소모를 절반만 줄여도 매년 15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④빨래 건조대= 전기 건조기 대신 빨래를 널어 햇볕과 자연 공기로 말리자.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여름엔 실내를 시원하게 만들고 겨울엔 가습기 없이도 건조함을 막을 수 있다. 옷의 수명을 늘리는 장점도 있다.

⑤선풍기= 무더운 여름날, 최대 전력수요의 40%까지 잡아먹는 것이 에어컨이다. 에어컨 한 대는 선풍기 30대 이상의 전력을 소모한다. 에어컨을 설치했더라도 선풍기는 장만하는 게 좋다.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면 에어컨의 설정 온도를 그만큼 낮출 수 있다. 국내 가정과 사무실에 설치된 에어컨의 설정 온도를 섭씨 1도만 올려도 연간 2조원 이상의 에너지 비용이 줄어든다.

'지구 살리는 88개 아이템' 선정위원

▲김민주 리드앤리더(경영 컨설팅사) 대표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김창섭 경원대 교수 ▲송보경 서울여대 교수 ▲이순종 서울대 교수 ▲이정희 한국유통학회 회장 ▲임옥상 '임옥상미술연구소' 대표 ▲정순희 이화여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 ▲황규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녹색성장지원본부장 (가나다 순)

출처: 조선일보, 09/06/01, 박은호 기자 unopark@chosun.com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6/01/2009060100482.html?srchCol=news&srchUrl=news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