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물 10곳중 7곳 적정 냉방온도 안 지킨다!!

30%는 빈 사무실에 전등 켜둬.. 서울 진입 차량 90% '나홀로'


 출근시간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승용차 10대 중 9대는 운전자 혼자 탄 '나홀로 차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2004년 조사 때보다 기름값은 2배 이상 치솟았지만 오히려 나홀로 차량은 더 늘어난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은 2일 녹색소비자연대에 의뢰해 7월 28~29일 이틀간 서울 주요도로(동작대로·강남대로·경인로·동부간선도로·망우로·성산로·송파대로) 7곳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서울 도심 방향으로 진행하는 승용차를 조사한 결과, 승용차 31,371대 중 27,803대(88.6%)가 나홀로 차량이었다고 밝혔다.

  2003년과 2004년 같은 지점에서 조사했을 때 나홀로 차량의 비율은 각각 81.8%와 82.6%였다. 국내 기름값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油) 평균 가격은 2003년 배럴당 23.8달러에서 올해(1~7월 평균)는 53.95달러로 2배 이상 뛰었지만 나홀로 차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에너지 소비가 적은 경차 보급률을 봐도 우리 운전자들의 에너지 과소비 실태가 드러난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경차 보급률은 6.3%로, 일본(27.6%)과 이탈리아(45%)에 비해 현저히 낮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정용헌 본부장은 "유가가 아무리 올라도 '내 돈 내고 큰 차를 사서 혼자 타건 말건 무슨 문제냐'는 식의 심각한 에너지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과소비 차량에 대한 규제 시스템이 너무 느슨한 것도 에너지 과소비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영국 런던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심 지역으로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배기량에 따라 8~25파운드(1만6300~5만1000원)의 혼잡통행료(Congestion Charging)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이재훈 미래교통·에너지연구센터장은 "승용차의 도심 진입과 나홀로 차량을 억제하는 한편 광역버스나 전철망을 확충해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한 교통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절약은 제5의 에너지'라며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구청 청사, 공기업 건물 등 공공건물 10곳 가운데 7곳은 적정 냉방 온도(여름철 섭씨 27도 이상)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곳 중 3곳은 점심시간 빈 사무실에 전등을 켜 놓고 있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에너지관리공단의 의뢰를 받아 7월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시내 주요 건물과 지하철 등 225곳의 냉방 온도를 조사한 결과, 적정 냉방 온도를 지키고 있는 곳은 37%인 83곳에 불과했다. 정부는 국무총리 지침으로 공공기관은 여름철 섭씨 27도 이상을 지키도록 하고 있고, 일반 상업건물의 경우 섭씨 26도 이상을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건물별로는 적정 냉방 온도를 반드시 지키게 돼 있는 공공건물 35곳 가운데 23곳(66%)이 온도를 지키지 않았다. 은행은 33곳 가운데 23곳(70%), 대형서점은 13곳 가운데 8곳(62%)이 적정 냉방 온도를 어겼다. 백화점 역시 44곳 가운데 적정 온도를 지킨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서울 송파구 일대를 조사한 녹색소비자연대 주부 회원 이점선(52)씨는 "필요 이상으로 냉방을 하는 곳이 많아 여름이지만 조사 기간 내내 긴 소매 옷을 입고 다녔다"며 "일부 대형 유통매장의 경우 매장이 시원한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용 고객들조차 추워할 정도로 과잉 냉방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에 불을 켜 놓고 사무실을 나서는 행태 역시 여전했다. 서울 지역 공공기관과 일반 사무실 88곳 중 43곳(49%)이 점심시간 빈 사무실에 전등을 켜놓고 있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적정 온도 이상의 과도한 냉난방으로 인한 손실(연간 8000억원) 등 가정과 사무실에서만 한해 1조5700억원의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녹색소비자연대 진선미 팀장은 "프랑스의 경우 1970년대부터 건물의 냉난방 온도를 제한하고 위반하면 범칙금을 물리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유가가 오를 때만 반짝 절약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절약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준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기사 발췌, 일부수정>